매일 새로 쌓입니다

수의사의 반려동물 노트

동물병원에서 일하는 수의사 박근필이 매일 씁니다. 강아지·고양이 건강 이야기는 최신 논문과 학회 지침을 직접 확인한 것만 적고, 펫로스 이야기는 펫로스 치유 글쓰기(펫러스, PETLUS) 현장에서 나온 글입니다.

이 노트는 진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걱정되면 가까운 동물병원에서 먼저 확인해 주세요.

2026년 9월 22일글 9편 · 긴 글 1자일리톨 껌, 한 통이 아니라 몇 알이 문제입니다 · 냄새 맡는 시간이 강아지를 낙관적으로 만듭니다 · 간식은 하루 열량의 10%까지 · 화장실을 들락거리는데 소변이 안 나온다면 · 손님이 오면 숨는 고양이, 꺼내지 마세요 · 살 빼려고 사료를 확 바꾸면 안 되는 이유 · 펫로스 증후군(펫로스 신드롬)은 순서대로 오지 않습니다 · 치우는 것도 애도, 두는 것도 애도 · 그날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셨습니다

강아지

강아지가 자일리톨 껌을 먹었다면 기다리지 말고 바로 병원에 전화하세요.

강아지가 자일리톨 껌을 먹었다면 기다리지 말고 바로 병원에 전화하세요.

자일리톨은 개의 혈당을 급하게 떨어뜨립니다.
머크 수의학 매뉴얼은 체중 1kg당 100mg이 넘으면 저혈당이, 500mg이 넘으면 간 손상이 올 수 있다고 봅니다.
5kg 강아지라면 자일리톨 0.5g입니다.

증상은 빠르면 30분 안에 나옵니다.
토하고, 비틀거리고, 기운이 빠지고, 심하면 경련을 합니다.
껌은 흡수가 느려 12~18시간 뒤에 나오기도 합니다.

껌만이 아닙니다.
사탕, 치약, 일부 땅콩버터와 과자에도 들어 있습니다.
성분표에서 자일리톨을 먼저 확인하세요.

보호자가 가장 많이 묻는 질문에 답한 책 — 『할퀴고 물려도 나는 수의사니까』

강아지

강아지 산책, 걷는 거리보다 냄새 맡는 시간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강아지 산책, 걷는 거리보다 냄새 맡는 시간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2019년 미국 바너드대 연구팀이 반려견들을 두 무리로 나눴습니다.
한 무리는 2주 동안 매일 냄새로 간식을 찾는 노즈워크를 했고, 다른 무리는 보호자 옆에 붙어 걷는 훈련을 했습니다.

그 뒤 애매한 신호를 보여 줬더니 노즈워크를 한 개들만 더 빨리 다가갔습니다.
연구팀은 이걸 더 낙관적인 상태로 봤습니다.
옆에 붙어 걷는 훈련을 한 개들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개에게 냄새 맡기는 타고난 행동입니다.
산책 중에 코를 박고 멈추면, 오늘은 조금 기다려 주세요.

보호자가 가장 많이 묻는 질문에 답한 책 — 『할퀴고 물려도 나는 수의사니까』

강아지

강아지 간식은 하루 열량의 10%를 넘기지 마세요.

강아지 간식은 하루 열량의 10%를 넘기지 마세요.

미국동물병원협회(AAHA)가 2021년 영양·체중 관리 지침에서 권하는 기준입니다.
간식이 늘면 주식의 영양 균형이 흐트러집니다.

지침에는 이런 방법도 있습니다.
하루 사료 양에서 한 줌을 덜어 두었다가 간식처럼 주는 겁니다.

놓치기 쉬운 것도 있습니다.
식탁 옆에서 기다렸다 받아먹는 것, 설거지 전 그릇을 핥는 것, 음식 만들다 떨어진 조각.
지침은 이것도 먹은 것으로 세라고 합니다.

추석 연휴, 전 부치는 부엌 바닥부터 살펴봐 주세요.

보호자가 가장 많이 묻는 질문에 답한 책 — 『할퀴고 물려도 나는 수의사니까』

고양이

수컷 고양이가 화장실을 자꾸 들락거리는데 소변이 안 나온다면 응급입니다.

수컷 고양이가 화장실을 자꾸 들락거리는데 소변이 안 나온다면 응급입니다.

요도가 막힌 상태일 수 있습니다.
머크 수의학 매뉴얼은 수컷 고양이가 특히 잘 막힌다고 설명합니다.

완전히 막히면 36~48시간 안에 요독증이 오고, 치료하지 않으면 72시간 안팎에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힘을 주면서 울기도 합니다.
그래서 보호자들이 변비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래에 소변 덩어리가 있는지, 크기가 줄었는지 보세요.
의심되면 다음 날까지 기다리지 말고 바로 병원으로 가세요.

보호자가 가장 많이 묻는 질문에 답한 책 — 『할퀴고 물려도 나는 수의사니까』

고양이

명절에 손님이 오면 고양이가 침대 밑으로 숨습니다.

명절에 손님이 오면 고양이가 침대 밑으로 숨습니다.

억지로 꺼내 인사시키지 마세요.

미국고양이수의사회와 국제고양이의학회(AAFP·ISFM)의 환경 지침은 숨는 행동을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봅니다.
그래서 지침의 첫째 원칙이 안전한 곳을 마련해 주는 겁니다.

높은 곳도 도움이 됩니다.
지침은 높은 자리가 고양이에게 주변을 지켜볼 수 있게 해 준다고 설명합니다.

손님이 오기 전에 조용한 방 하나에 숨을 곳, 높은 자리, 물과 화장실을 두세요.
고양이가 스스로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 됩니다.

보호자가 가장 많이 묻는 질문에 답한 책 — 『할퀴고 물려도 나는 수의사니까』

고양이

고양이 다이어트, 사료를 확 바꾸거나 굶겨서 빼면 안 됩니다.

고양이 다이어트, 사료를 확 바꾸거나 굶겨서 빼면 안 됩니다.

고양이 간 질환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이 지방간(간 지질증)입니다.
머크 수의학 매뉴얼은 며칠에서 몇 주 입맛이 떨어진 뒤에 생기고, 살찐 고양이에서 특히 잘 생긴다고 설명합니다.

계기로 꼽는 것 중 하나가 사료 교체입니다.
살을 빼려고 바꾼 사료, 고양이가 싫어하는 사료를 안 먹고 버티다 생깁니다.
이사, 호텔 맡기기, 새 동물 입양 같은 스트레스도 계기가 됩니다.

고양이가 새 사료를 안 먹으면 배고프면 먹겠지 하고 기다리지 마세요.
다이어트는 병원과 함께 천천히 하세요.

보호자가 가장 많이 묻는 질문에 답한 책 — 『할퀴고 물려도 나는 수의사니까』

펫로스

펫로스 증후군(펫로스 신드롬)은 순서대로 오지 않습니다.

펫로스 증후군(펫로스 신드롬)은 순서대로 오지 않습니다.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
애도의 다섯 단계를 알고 나면 자기를 거기에 대 보게 됩니다.
나는 지금 몇 단계일까, 왜 순서대로 안 되지.

순서대로 가는 분을 저는 거의 못 봤습니다.

아침에는 괜찮다가 저녁에 무너집니다.
두 달을 잘 지내다가 밥그릇 하나에 처음으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그건 나빠진 게 아니라 오간 겁니다.

밥이 맛있어서 미안해지는 날도 있어요.
그건 잊은 게 아닙니다.
숨을 쉰 겁니다.

혼자 견디기 어려우시면 펫로스 치유 글쓰기(펫러스) 안내를 읽어 보세요.

펫로스

밥그릇, 목줄, 담요, 남은 사료 한 포대.

밥그릇, 목줄, 담요, 남은 사료 한 포대.

보고 있으면 아프고, 치우려고 하면 더 아픕니다.
그래서 몇 달을 그대로 두시는 분이 많습니다.

치우는 것도 애도이고, 두는 것도 애도입니다.

아직도 안 치웠냐는 말도,
벌써 다 치웠냐는 말도,
들을 이유가 없습니다.

이번 명절에 가족이 모이면 그 말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 물건들은 그대로 두셔도 됩니다.
정할 사람은 그 아이와 가장 가까웠던 사람입니다.

혼자 견디기 어려우시면 펫로스 치유 글쓰기(펫러스) 안내를 읽어 보세요.

펫로스

그 마지막 자리에 함께 있던 수의사는 어떤 마음일까요.

그 마지막 자리에 함께 있던 수의사는 어떤 마음일까요.

오래 봐 온 아이일수록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래도 그 방에서는 티를 내지 않습니다.
목소리를 고르고 손을 고정합니다.
차분해 보이는 건 감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순간에 필요한 일이어서입니다.

보호자분께는 최선을 다하셨다고 말씀드립니다.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그 말을 잘 못 합니다.

많은 보호자가 그 순간을 혼자 견뎠다고 기억하십니다.
그런데 한 사람이 더 있었습니다.
그 아이 이름을 알고, 마지막 숨을 함께 본 사람.

그날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셨습니다.

혼자 견디기 어려우시면 펫로스 치유 글쓰기(펫러스) 안내를 읽어 보세요.

긴 글

추석 음식, 강아지·고양이에게 위험한 것은? 수의사가 알려 드리는 포도·양파 이야기

"명절 음식 조금 줬는데 괜찮을까요?"

추석 무렵 동물병원에서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상차림 가운데 특히 조심할 것은 포도와 양파입니다.

강아지에게 포도는 왜 위험한가요?

포도와 건포도는 개의 신장을 망가뜨릴 수 있습니다.
머크 수의학 매뉴얼(2024년 갱신)은 원인으로 과일 속 타타르산을 꼽습니다.
개는 이 성분을 몸 밖으로 잘 내보내지 못합니다.

몇 알이면 위험할까요?
체중 4.5kg마다 한 알이 넘으면 위험할 수 있다고 봅니다.
5kg 강아지라면 한두 알입니다.

먹고 6~12시간 안에 토하거나 설사를 하고, 24~72시간 사이에 소변이 줄거나 끊길 수 있습니다.

전과 잡채, 뭐가 문제인가요?

양파, 마늘, 파, 부추가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채소들은 적혈구를 망가뜨려 빈혈을 일으킵니다.

익혀도 마찬가지입니다.
머크 수의학 매뉴얼은 날것, 익힌 것, 말린 것, 가루 모두 문제가 된다고 설명합니다.
마늘은 양파보다 3~5배 더 독합니다.

가장 약한 동물은 고양이입니다.
그다음이 개입니다.

증상은 늦게 옵니다.
먹고 3~5일 뒤에 기운이 없고 잇몸이 창백해질 수 있습니다.
며칠 멀쩡하다고 안심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미 먹었다면 무엇을 해야 하나요?

첫째,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 확인하세요.
둘째, 먹은 시간을 적어 두세요.
셋째, 증상이 없어도 병원에 먼저 전화하세요.

토하게 할지는 병원에서 판단합니다.
집에서 억지로 토하게 하지 마세요.

상에 올린 음식은 사람 몫으로 두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이번 추석, 식탁 위 포도 접시는 어디에 두실 건가요?

보호자가 가장 많이 묻는 질문에 답한 책 — 『할퀴고 물려도 나는 수의사니까』

2026년 9월 21일글 10편 · 긴 글 2 · 영상 1초콜릿, 몇 그램부터 위험할까 · 백합 꽃가루 한 번의 그루밍 · 위로의 말은 듣는 사람이 기준 · 사진에 안 남는 것 · 다시 키워도 될까 · 잠든 강아지의 호흡수 · 증상 없는 심장병 · 마지막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 · 슬픔의 크기 · 쓰기는 가장 사랑스러운 장면부터

영상

그레인프리 사료, 정말 심장병을 부를까? — 이달 나온 논문

그레인프리 사료, 정말 심장병을 부를까요?

이달(2026년 9월) 미국 Dog Aging Project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입니다.
보호자가 그레인프리 사료를 먹인다고 답한 개와 아닌 개를 2년간 비교했더니, 새로 심장병 진단을 받는 비율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더 눈여겨볼 점도 있었습니다.
보호자가 「그레인프리」라고 답한 사료를 성분표로 확인해 보니 실제로는 아닌 경우가 많았습니다.

✔ 오늘 해 볼 일: 사료 포장지 앞면 말고 뒷면 성분표 확인하기
✔ 심장이 약한 아이, 특정 품종이라면 사료를 바꾸기 전에 담당 수의사와 먼저 상의하세요

이 연구 하나로 논란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보호자가 알려 준 진단을 모은 연구라 한계도 있습니다.

궁금하신 주제 있으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

보호자가 가장 많이 묻는 질문에 답한 책 — 『할퀴고 물려도 나는 수의사니까』

강아지

강아지가 초콜릿을 먹었다면 양보다 종류를 먼저 보세요.

강아지가 초콜릿을 먹었다면 양보다 종류를 먼저 보세요.

초콜릿 속 테오브로민이 개에게 독이 됩니다.
다크초콜릿은 밀크초콜릿보다 이 성분이 두 배 넘게 많고, 베이킹용 초콜릿은 훨씬 더 많습니다.

머크 수의학 매뉴얼 기준으로 체중 1kg당 20mg이면 가벼운 증상이 나올 수 있습니다.
5kg 강아지라면 다크초콜릿 18~19g, 밀크초콜릿 약 43g입니다.

증상은 보통 먹고 6~12시간 뒤에 나옵니다.
지금 멀쩡해 보여도 안심할 때가 아닙니다.

포장지를 챙겨서 종류와 먹은 양, 먹은 시간을 확인하고 바로 병원에 전화하세요.

보호자가 가장 많이 묻는 질문에 답한 책 — 『할퀴고 물려도 나는 수의사니까』

고양이

고양이가 있는 집에는 백합을 두지 마세요.

고양이가 있는 집에는 백합을 두지 마세요.

백합 같은 나리류와 원추리는 고양이에게 치명적입니다.
꽃, 잎, 줄기, 꽃가루, 꽃병에 담긴 물까지 전부 독입니다.

잎을 조금 씹거나, 털에 묻은 꽃가루를 그루밍하며 핥기만 해도 위험합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사흘 안에 신부전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처음엔 토하거나 기운이 없고 밥을 안 먹는 정도로 시작합니다.
그러다 하루에서 사흘 사이에 신부전이 옵니다.

꽃다발을 받으면 백합부터 확인하세요.
먹었을지도 모른다면 증상을 기다리지 말고 바로 병원으로 가세요.

보호자가 가장 많이 묻는 질문에 답한 책 — 『할퀴고 물려도 나는 수의사니까』

펫로스

또 키우면 되지.

또 키우면 되지.

오래 살았으니 호상이네.

선의로 하는 말인 거 압니다.
위로하려고 하는 말이죠.
그런데 좋은 죽음이라는 게 어디 있겠습니까.

말은 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기준입니다.
의도가 좋았다는 건, 듣는 사람 마음이 다친 뒤에는 소용이 없습니다.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차라리 옆에 있어 주세요.
그 아이 이름을 한 번 불러 주고, 사진이 있으면 같이 봐 주세요.
그거면 충분합니다.

혼자 견디기 어려우시면 펫로스 치유 글쓰기(펫러스) 안내를 읽어 보세요.

펫로스

사진은 남는데 냄새는 안 남습니다.

사진은 남는데 냄새는 안 남습니다.

소리도 안 남고요.

그래서 오늘 그 아이를 다섯 가지로 한 번 봐 두셨으면 합니다.

냄새. 목덜미 냄새, 젖은 발바닥 냄새.
소리. 골골송, 발자국 리듬.
촉감. 귀 뒤의 결, 배의 온기.
자리. 늘 자던 그 한 자리.
버릇. 밥 앞에서 짓는 그 표정.

거창한 추억 말고 아주 사소한 한 가지면 됩니다.
그게 나중에 훨씬 오래 남습니다.

언젠가 떠난다는 걸 인정하면, 오늘을 더 잘 사랑하게 됩니다.

혼자 견디기 어려우시면 펫로스 치유 글쓰기(펫러스) 안내를 읽어 보세요.

펫로스

다시 키워도 될까요.

다시 키워도 될까요.

펫로스를 겪은 분들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빈자리를 메우려고, 잊으려고 데려오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그 아이는 대체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고, 새로 오는 아이에게도 공평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다시 키우면 안 된다는 뜻도 아닙니다.
떠난 아이 자리에 다른 아이를 앉히는 게 아니라, 그 아이와의 시간이 정리된 뒤에 새 관계를 시작하는 겁니다.
그건 배신이 아닙니다.

정해진 기간은 없습니다.
새 아이를 보면서 떠난 아이를 찾고 있는지, 이 아이를 보고 있는지.
이 아이가 보이면 그때가 준비된 겁니다.

혼자 견디기 어려우시면 펫로스 치유 글쓰기(펫러스) 안내를 읽어 보세요.

강아지

잠든 강아지, 1분만 숨을 세어 보세요.

잠든 강아지, 1분만 숨을 세어 보세요.

가슴이 한 번 올라갔다 내려오면 1회입니다.
30초 동안 세고 2를 곱하면 됩니다.

건강한 개는 잘 때 대개 1분에 30회를 넘지 않습니다.

깨어 있을 때, 더울 때, 꿈꿀 때는 빨라지는 게 정상입니다.
그래서 푹 잠들었을 때 세는 겁니다.

며칠 세어 두면 우리 아이의 평소 숫자가 생깁니다.
그 숫자가 기준이 됩니다.

쉬는데도 계속 빠르다면, 병원에서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오늘 밤, 한 번 세어 보실래요?

보호자가 가장 많이 묻는 질문에 답한 책 — 『할퀴고 물려도 나는 수의사니까』

고양이

어제까지 멀쩡했어요.

어제까지 멀쩡했어요.

고양이를 갑자기 보낸 보호자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입니다.

미국수의내과학회 지침은 고양이 100마리 중 15마리 정도가 비대성 심근증을 가진 것으로 봅니다.
나이 든 고양이는 그보다 더 높게 봅니다.

그런데 대부분 겉으로 아무 증상이 없습니다.

그러니 못 알아채신 게 아닙니다.
알아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강검진 때 심장 소리를 꼭 들어 달라고 해 보세요.
필요하다고 보면 수의사가 심장 초음파를 권할 겁니다.

보호자가 가장 많이 묻는 질문에 답한 책 — 『할퀴고 물려도 나는 수의사니까』

펫로스

마지막을 지키지 못했다고 자책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마지막을 지키지 못했다고 자책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동물병원에서 일하며 수많은 마지막을 봤습니다.

품에 안고 있을 때 가는 아이도 있고,
잠깐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에 가는 아이도 있습니다.

스물네 시간 곁에서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는 한,
볼 수도 있고 못 볼 수도 있습니다.

그건 운입니다.

못 지킨 건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그걸로 스스로를 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혼자 견디기 어려우시면 펫로스 치유 글쓰기(펫러스) 안내를 읽어 보세요.

펫로스

오래 아픈 것은 오래 사랑한 자리에서 옵니다.

오래 아픈 것은 오래 사랑한 자리에서 옵니다.

그런데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눈물이 잘 안 나서 불안해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내가 정이 없는 사람인가, 그 아이를 진짜 사랑하긴 했나.

슬픔은 늦게 오기도 하고, 크게 오지 않기도 합니다.
산책을 하거나 집을 정리하면서 견디는 분도 계십니다.
그것도 애도입니다.

빨리 일상으로 돌아왔다고 덜 사랑한 것이 아닙니다.
슬픔은 사랑을 재는 눈금이 아닙니다.

혼자 견디기 어려우시면 펫로스 치유 글쓰기(펫러스) 안내를 읽어 보세요.

펫로스

떠난 아이를 글로 남기고 싶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떠난 아이를 글로 남기고 싶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마지막 장면부터 쓰려고 하십니다.
병원에서의 그날, 마지막 숨.
거기서 시작하면 한 줄 쓰고 멈추게 됩니다.

가장 사랑스러웠던 장면부터 쓰세요.
떠올리면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는 장면이요.

펫로스 치유 글쓰기(펫러스, PETLUS) 모임에서 한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행복했던 기억을 써 보니 자책이 많이 줄었다고요.

순서만 바꿨을 뿐입니다.

펫러스는 떠나보낸 마음을 사랑을 담아 쓴다는 뜻이고,
PETLUS는 PET Love US, 그 아이가 우리를 사랑했다는 뜻입니다.

당신의 아이는 어떤 장면이 떠오르나요?
댓글로 한 줄 남겨 주셔도 좋습니다.

혼자 견디기 어려우시면 펫로스 치유 글쓰기(펫러스) 안내를 읽어 보세요.

긴 글

강아지 초콜릿 먹었을 때, 몇 그램부터 위험할까? 수의사가 알려 드리는 대처법

"한 조각 먹었는데 괜찮겠죠?"

동물병원에서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답은 "무엇을, 얼마나 먹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강아지에게 초콜릿이 왜 위험한가요?

초콜릿 속 테오브로민과 카페인 때문입니다.
개의 몸에서 테오브로민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만 17.5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적은 양도 몸에 오래 남습니다.

몇 그램부터 위험한가요?

머크 수의학 매뉴얼(2024년 개정)은 체중 1kg당 20mg부터 가벼운 증상이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40~50mg이면 심장에, 60mg 이상이면 경련까지 올 수 있습니다.

같은 양이라도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다크초콜릿에는 밀크초콜릿보다 이 성분이 두 배 넘게 들어 있고, 베이킹용 초콜릿은 여섯 배 넘게 들어 있습니다.

5kg 강아지로 계산해 보면, 가벼운 증상이 나올 수 있는 양은 이렇습니다.
밀크초콜릿 약 43g, 다크초콜릿 18~19g.
생각보다 적은 양입니다.

어떤 증상이 나오나요?

토하거나 설사를 하고, 물을 많이 마시고, 안절부절못합니다.
심하면 심장이 빨리 뛰고 몸을 떨거나 경련을 합니다.
증상은 보통 먹고 6~12시간 뒤에 나옵니다.

먹었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요?

첫째, 포장지를 챙기세요.
초콜릿 종류와 먹은 양, 먹은 시간을 확인합니다.

둘째, 증상이 없어도 바로 동물병원에 전화하세요.
토하게 하는 처치가 필요한지는 병원에서 판단합니다.

셋째, 체중을 알려 주세요.
같은 양이라도 몸무게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집니다.

초콜릿은 사람에게 작은 간식이지만 강아지에게는 응급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식탁 위 초콜릿, 강아지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나요?

보호자가 가장 많이 묻는 질문에 답한 책 — 『할퀴고 물려도 나는 수의사니까』

긴 글

반려동물 마지막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 수의사가 드리는 답

"그 순간에 제가 옆에 없었어요."

동물병원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입니다.
반려동물을 보내고 몇 년이 지나도 보호자분들이 붙들고 계신 말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을 지키지 못하면 내 잘못인가요?

아닙니다. 마지막을 지키고 못 지키고는 운입니다.

품에 안고 있을 때 눈을 감는 아이도 있고,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가는 아이도 있습니다.
스물네 시간 곁에서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는 한,
볼 수도 있고 못 볼 수도 있습니다.

입원 중에 떠났다면, 병원에 맡긴 게 잘못인가요?

"데려갈걸. 집에서 같이 있어 줄걸."
입원 중에 아이를 보낸 보호자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입니다.

그런데 병원에 맡긴 건 살리고 싶어서였습니다.
낫게 하려고 한 선택을 포기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저도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열일곱 해를 산 고양이 솜이는
마지막 두세 해를 누님 댁에서 지내다 그곳에서 떠났습니다.
저는 곁에 없었습니다.

수의사인 저조차도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권합니다.
미안한 마음은 짧게 가지세요.
그리고 내가 없었다는 쪽 말고, 그때 누가 곁에 있었는지를 보세요.

자책이 오래갈 때, 해 볼 수 있는 한 가지

그 아이와의 가장 사랑스러웠던 장면 하나를 한 줄로 적어 보세요.
마지막 장면이 아니라, 떠올리면 입꼬리가 올라가는 장면으로요.

펫로스 치유 글쓰기(펫러스, PETLUS) 모임의 한 참가자는
행복했던 기억을 써 보니 자책이 많이 줄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펫러스는 펫로스·러브·쓰다를 합친 말로, 떠나보낸 마음을 사랑을 담아 쓴다는 뜻입니다.
PETLUS는 PET Love US, 「그 아이가 우리를 사랑했다」는 뜻입니다.
내가 더 잘해 줬어야 했다는 자책 옆에, 그 아이가 나를 사랑했다는 사실을 함께 놓아 보세요.

사랑을 다한 사람에게 자책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오늘 떠오르는 그 아이의 장면은 무엇인가요?

혼자 견디기 어려우시면 펫로스 치유 글쓰기(펫러스) 안내를 읽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