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 · 수의사 박근필
긴 글
회사에 「반려동물이 떠나서」라고 말해도 될까요? — 펫로스 증후군(펫로스 신드롬)과 일터에서 슬픔을 말하는 법
「강아지 때문에 쉬겠다고 하면 이상하게 볼까요?」
아이를 떠나보낸 다음 날에도 출근해야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눈이 퉁퉁 부은 채 아무 일 없다는 듯 자리에 앉아 있기도 합니다.
가족을 잃었다면 당연히 쉴 텐데, 반려동물이라서 말을 꺼내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주변에서 슬픔을 슬픔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을 연구자들은 「박탈된 비탄」이라고 부릅니다.
이 말은 첫 글에서도 한 번 소개했습니다.
오늘은 그 마음을 일터에서 어떻게 꺼내면 좋을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런 회사도 생겼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반려동물 장례를 위한 휴가를 둔 회사가 생겼습니다.
롯데백화점은 2022년부터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면 장례 휴가 하루를 주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다만 이런 제도는 회사가 스스로 정한 복지이고, 법으로 정해진 휴가는 아닙니다.
우리 회사에 이런 제도가 있는지 한 번 확인해 보셔도 좋습니다.
말할 때 도움이 되는 세 가지
첫째, 짧게 사실만 말해도 됩니다.
「키우던 반려견이 어제 세상을 떠났습니다. 오늘 하루 쉬려고 합니다.」
길게 설명하거나 이해를 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둘째, 연차나 반차를 쓰셔도 됩니다.
장례 휴가 제도가 없다면 연차를 쓰는 것도 방법입니다.
연차는 내가 원하는 때에 쓸 수 있는 휴가이고, 쓰는 이유를 꼭 밝혀야 한다는 법 규정은 없습니다.
셋째, 필요한 만큼만 나누세요.
모두에게 알릴 필요는 없습니다.
믿을 만한 동료 한 사람에게만 말해 두어도, 힘든 날 버티기가 조금 수월해집니다.
동료가 반려동물을 떠나보냈다면
이렇게 건네 보세요.
「많이 힘드시겠어요.」
「아이 이름이 뭐였어요?」
떠난 아이의 이름을 불러 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때가 있습니다.
이런 말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도 동물이잖아요.」
「또 키우면 되죠.」
슬픔의 크기를 정하는 말은, 듣는 사람을 더 외롭게 만듭니다.
일이 손에 안 잡힐 때
일하다가도 문득 아이 생각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잠깐 자리를 비우고 숨을 고르셔도 괜찮습니다.
다만 몇 주가 지나도 일상이 버겁다면 혼자 견디지 마세요.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뒤 겪는 깊은 슬픔과 우울을 흔히 펫로스 증후군(펫로스 신드롬)이라고 부릅니다.
그럴 때는 상담 전화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마음이 많이 힘드실 때는 사랑의전화복지재단 상담센터 1566-2525(펫로스 상담),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정신건강위기상담 1577-0199(24시간)에 전화하실 수 있습니다.
일터에서는 꺼내지 못한 말이 있다면, 펫러스(PETLUS) 쉼터에 이름 없이 남기실 수 있습니다.
혼자 견디기 어려우시면 펫로스 치유 글쓰기(펫러스) 안내를 읽어 보시거나, 이름 없이 편지를 남기는 펫러스 쉼터에 들러 주세요.
이 글은 상담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마음이 많이 힘드실 때는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정신건강위기상담 1577-0199(24시간)로 먼저 연락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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