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4일 · 수의사 박근필

긴 글

편지가 어렵다면 이렇게 써 보세요 — 펫로스 증후군(펫로스 신드롬) 속에서 떠난 아이를 기억하는 여섯 가지 글

떠난 아이에게 편지를 써 보라는 말을 들으면 막막해지는 분이 많습니다.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편지라고 생각하니 더 못 쓰겠어요.」

편지는 좋은 방법이지만, 유일한 방법은 아닙니다.
오늘은 펫로스 치유 글쓰기(펫러스, PETLUS) 과정에서 실제로 쓰는 물음 가운데, 편지 말고도 쓸 수 있는 글 여섯 가지를 소개합니다.
잘 쓸 필요는 없습니다.
한 줄이어도 됩니다.

하나, 장면 하나 쓰기

「그 아이를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하세요?」
그날의 장면 하나면 됩니다.
날씨든, 냄새든, 손에 닿던 감촉이든 하나만 적어 보세요.

둘, 사소한 버릇 적기

「그 아이만 하던 사소한 버릇이 있었나요?」
거창한 추억보다 아주 작은 한 가지가 오래 남습니다.
밥그릇 앞에서 하던 행동, 현관에서 기다리던 자세 같은 것들입니다.

셋, 오감으로 떠올리기

「그 아이한테서 나던 냄새, 소리, 감촉 중 지금도 떠오르는 게 있나요?」
오감으로 떠올리면 잊은 줄 알았던 것이 따라 나옵니다.

넷, 자책을 벗는 한 줄

떠난 뒤에는 「그때 이렇게 했더라면」 하는 마음이 자주 찾아옵니다.
그 마음을 붙잡고 있는 대신, 자책을 내려놓는 한 줄을 써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무엇을 쓸지는 직접 정하시면 됩니다.

다섯, 남은 삶으로 가져갈 것

「그 아이와 함께한 시간에서, 남은 삶으로 가져가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관계는 끝나지 않습니다.
무엇을 이어 갈지 적어 두는 자리입니다.

여섯, 아직 곁에 있다면 — 오늘의 기록

아이가 아직 곁에 있는 분도 쓸 수 있습니다.
「오늘 함께한 시간 중 가장 좋았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됩니다.
나이 든 아이와 산다면, 하루하루를 좋은 날과 힘든 날로 표시해 두는 「좋은 날 달력」도 연구소 자료실에 있습니다.

그래도 편지를 쓰고 싶어질 때

여섯 가지 가운데 하나를 써 보다 보면, 어느새 그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때 편지를 쓰시면 됩니다.
「그동안 못 한 말」도,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전하는 안부도 편지가 됩니다.

여기 소개한 물음은 연구소의 「오늘 밤, 한 편」에서 하나씩 따라 쓰실 수 있습니다.
쓴 글을 다른 보호자들과 나누고 싶으시면 펫러스(PETLUS) 쉼터에 이름 없이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글쓰기는 상담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뒤 겪는 깊은 슬픔과 우울, 흔히 펫로스 증후군(펫로스 신드롬)이라고 부르는 마음이 오래 이어진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함께 받으시길 권합니다.
마음이 많이 힘드실 때는 사랑의전화복지재단 상담센터 1566-2525(펫로스 상담),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정신건강위기상담 1577-0199(24시간)에 전화하실 수 있습니다.

혼자 견디기 어려우시면 펫로스 치유 글쓰기(펫러스) 안내를 읽어 보시거나, 이름 없이 편지를 남기는 펫러스 쉼터에 들러 주세요.

이 글은 상담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마음이 많이 힘드실 때는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정신건강위기상담 1577-0199(24시간)로 먼저 연락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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