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 수의사 박근필

긴 글

반려동물 안락사, 제가 결정한 게 맞았을까요?

아이를 안락사로 보낸 뒤 이렇게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제가 그 아이를 보낸 걸까요?」
진료실에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는 질문입니다.

안락사는 보호자 혼자 내리는 결정인가요?

아닙니다.
안락사의 기준은 병원마다, 수의사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그래도 대개 보호자가 원한다고 바로 이루어지는 일은 아닙니다.
담당 수의사는 회복이 어려운지, 고통이나 삶의 질 저하가 이어지는지 함께 살핍니다.
보호자와 수의사가 그 판단에 함께 이르렀을 때 결정합니다.
혼자 내린 결정이 아닙니다.

왜 이렇게 오래 마음이 무거울까요?

그만큼 깊이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안락사는 몇 번을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수의사인 저도 그렇습니다.
그러니 그 결정이 지금도 무거우신 건 당연한 일입니다.

죄책감이 떠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나요?

그날 무엇을 바라셨는지 떠올려 보세요.
아마 그 아이가 덜 아프기를 바라셨을 겁니다.
그렇다면 그 결정은 그 아이를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내가 편하려고 그랬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는 그 문장을 그대로 적어 보셔도 좋습니다.
적어 놓고 보면 그 문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 마음을 남길 곳으로 「펫러스(PETLUS) 쉼터」를 열었습니다.
내 이름을 밝히지 않고, 떠난 아이에게 편지를 남길 수 있는 곳입니다.

혼자 견디기 어려울 때는요?

죄책감 때문에 잠을 못 자고 하루가 계속 무너진다면 혼자 견디지 마세요.
사랑의전화복지재단 펫로스 상담(1566-2525)에서 이야기를 들어 줍니다.
마음이 많이 무너질 때는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 1577-0199에 전화해 주세요.
글쓰기는 전문 상담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함께 기댈 수 있는 또 하나의 자리입니다.

오늘, 그날 바랐던 마음을 한 줄로 적어 보시겠어요?

펫러스(PETLUS) 쉼터 https://tothemoonpark-cpu.github.io/pilacademy/petlus-shelter.html

혼자 견디기 어려우시면 펫로스 치유 글쓰기(펫러스) 안내를 읽어 보시거나, 이름 없이 편지를 남기는 펫러스 쉼터에 들러 주세요.

이 글은 상담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마음이 많이 힘드실 때는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정신건강위기상담 1577-0199(24시간)로 먼저 연락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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