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4일 · 수의사 박근필

펫로스

이별을 준비하자고 하면 다들 놀라십니다.

이별을 준비하자고 하면 다들 놀라십니다.

살아 있는데 왜 그런 생각을 하느냐고요.

그런데 준비한다는 건 마음의 끈을 미리 놓는 게 아닙니다.
끝까지 치료하고 돌보되, 더 해 줄 수 있는 게 없는 순간이 오면 그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것.
그게 준비입니다.

예방접종 같은 겁니다.
맞는다고 병에 안 걸리는 건 아니지만, 걸려도 덜 아프게 지나갑니다.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 두신 분들은 그날이 왔을 때 조금 덜 무너지셨습니다.
제가 진료실에서 본 게 그랬습니다.

반대로 어제까지 멀쩡하던 아이를 갑자기 보낸 분들은 준비를 안 하신 게 아니라 못 하신 겁니다.
그건 실패가 아니라 그냥 그런 이별이었습니다.

오늘 곁에 있는 아이를 한 번 더 오래 바라봐 주시겠어요?

혼자 견디기 어려우시면 펫로스 치유 글쓰기(펫러스) 안내를 읽어 보시거나, 이름 없이 편지를 남기는 펫러스 쉼터에 들러 주세요.

이 글은 상담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마음이 많이 힘드실 때는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정신건강위기상담 1577-0199(24시간)로 먼저 연락해 주세요.

관련 글 — 펫로스

같은 날 쓴 노트

← 노트 전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