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 수의사 박근필

긴 글

펫로스 증후군(펫로스 신드롬), 이 슬픔 정상일까요?

반려동물을 떠나보내고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 정도로 슬픈 게 정상인가요?」
동물병원에서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이 정도로 슬픈 게 정상인가요?

이 슬픔은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펫로스 증후군(펫로스 신드롬)은 진단명이 아니라, 반려동물을 잃은 뒤 겪는 깊은 슬픔을 흔히 부르는 말입니다.
미국수의사회(AVMA)는 보호자 안내문에 「당신의 슬픔은 정상입니다」라고 적어 두었습니다.
같은 안내문은 「당신의 슬픔은 당신의 슬픔이며」 돌봄과 관심을 받을 만하다고도 말합니다.
다른 사람과 견주어 크다, 작다를 잴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왜 말하기가 이렇게 어려울까요?

「고작 동물인데」라는 말을 들을까 봐서입니다.
미국의 애도 연구자 케네스 도카는 1989년, 주변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슬픔에 「박탈된 애도」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도 이 개념으로 설명되기도 합니다.
이름이 있다는 건, 혼자만 겪는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 마음을 어디에 내려놓을 수 있을까요?

말로 꺼내기 어렵다면 글로 적어 보셔도 좋습니다.
떠난 아이에게 편지 한 장을 써 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그래서 「펫러스(PETLUS) 쉼터」를 열었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고 아이에게 편지를 남기고, 먼저 지나온 분들의 글에 댓글로 마음을 보탤 수 있는 곳입니다.

혼자 견디기 어려울 때는 어떻게 하나요?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일하는 하루가 계속 무너져 힘들다면 혼자 견디지 마세요.
도움을 청하는 건 약해서가 아닙니다.
사랑의전화복지재단 펫로스 상담(1566-2525)에서 이야기를 들어 줍니다.
마음이 많이 무너질 때는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 1577-0199에 전화해 주세요.
글쓰기는 전문 상담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함께 기댈 수 있는 또 하나의 자리입니다.

오늘 떠오르는 아이의 이름을 한 번 불러 주시겠어요?

참고 자료: 미국수의사회(AVMA) 보호자 안내문 「Pet Loss and Grief」(2022) https://ebusiness.avma.org/files/productdownloads/mcm-client-brochures-pet-loss-grief-2022.pdf

혼자 견디기 어려우시면 펫로스 치유 글쓰기(펫러스) 안내를 읽어 보시거나, 이름 없이 편지를 남기는 펫러스 쉼터에 들러 주세요.

이 글은 상담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마음이 많이 힘드실 때는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정신건강위기상담 1577-0199(24시간)로 먼저 연락해 주세요.

관련 글 — 긴 글

같은 날 쓴 노트

← 노트 전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