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3일 · 수의사 박근필

긴 글

강아지가 고개를 갸웃하는 이유, 말을 알아들어서일까? 수의사가 알려 드립니다

"우리 강아지는 이름만 부르면 고개를 갸웃해요."

동물병원에서 보호자들이 웃으며 하시는 말입니다.
답부터 말씀드리면, 그 갸웃은 귀여운 버릇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의미 있는 말을 듣고 집중할 때 나오는 행동이라는 연구가 쌓이고 있습니다.

강아지는 왜 고개를 갸웃할까요?

아는 말을 들을 때 더 자주 갸웃합니다.
2022년 헝가리 연구진이 개 40마리를 관찰했습니다.
보호자가 익숙한 장난감 이름을 말하며 가져오라고 할 때 고개를 기울이는지 봤습니다.
장난감 이름을 배운 개들만 고개를 자주 기울였습니다.
연구진은 의미 있는 말을 처리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봤습니다.

기울이는 방향이 정해져 있나요?

개마다 정해져 있는 편입니다.
같은 연구에서 한 개가 기울이는 쪽은 몇 달이 지나도 거의 바뀌지 않았습니다.
2025년 개 103마리를 본 다른 연구에서는 오른쪽으로 기울이는 개가 더 많았습니다.

어떤 말투에 가장 많이 갸웃하나요?

강아지에게 하듯 다정하게, 표정과 함께 말할 때입니다.
같은 2025년 연구에서 보호자가 감정을 담아 강아지에게 말하는 조건에서 갸웃이 가장 많았습니다.
중성화한 수컷이 중성화한 암컷보다 더 자주 갸웃했습니다.

갸웃하지 않으면 못 알아듣는 건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두 연구 모두 관찰 연구라 갸웃이 곧 이해라고 단정하지는 않습니다.
갸웃하지 않는 개도 많습니다.

제 임상 경험으로는 이럴 때는 병원에서 확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말을 걸지 않아도 고개가 늘 한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걸을 때 비틀거리거나 한쪽으로 돕니다.
귀를 자주 긁거나 머리를 흔듭니다.

오늘 우리 강아지는 어떤 말에 고개를 갸웃하나요?

수의사의 반려동물 노트 https://tothemoonpark-cpu.github.io/pilacademy/vet-notes.html

보호자가 가장 많이 묻는 질문에 답한 책 — 『할퀴고 물려도 나는 수의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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