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2일 · 수의사 박근필
긴 글
몇 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무너진다면 — 펫로스 증후군(펫로스 신드롬)은 기간이 아니라 생활을 봐요
떠난 지 몇 달이 지났습니다.
이제 괜찮을 때도 됐다는 말을 듣는데, 아무 이유 없는 저녁에 다시 무너집니다.
제가 이상한 걸까요?
몇 달이 지났는데도 아픈 건 이상한 일일까요?
이상하지 않습니다.
애도에는 정해진 기간이 없습니다.
「몇 달이면 괜찮아진다」는 말은 평균에서 나온 말이고, 평균이 있다는 건 거기에 맞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뜻입니다.
좋아졌다가 다시 무너지면 뒤로 간 걸까요?
아닙니다.
애도는 계단처럼 한 칸씩 올라가지 않습니다.
좋아졌다가 다시 내려오고, 처음처럼 무너지는 날도 옵니다.
그건 후퇴가 아니라 애도의 원래 모양입니다.
그럼 무엇을 보면 될까요?
기간이 아니라 생활을 보세요.
밥과 잠과 일이 계속 무너져 있는지, 하루가 통째로 멈추는 날이 얼마나 자주 오는지를 보시면 됩니다.
2023년 발표된 연구에서, 캐나다 앨버타 연구진이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98명에게 온라인 설문을 했습니다.
응답자 대부분은 60~70살 여성이었고 혼자 살고 있었습니다.
반려동물이 떠난 뒤 38.1%는 몸을 움직이는 활동이 줄었고, 47%는 정서 건강이 나빠졌다고 답했습니다.
3명 중 1명은 누구에게 슬픔을 털어놓을지 조심해야 했습니다.
한 지역에서 98명에게 물은 설문이라 모두에게 같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상실이 생활까지 흔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기간이 길어서가 아니라 생활이 돌아오지 않을 때, 그때 도움을 받으시면 됩니다.
오늘은 짧게라도 밖을 걸어 보세요.
곁에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어르신이 계신다면, 먼저 안부를 물어 주세요.
혼자 견디기 어려운 날에는 사랑의전화복지재단 상담센터 1566-2525(펫로스 상담),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정신건강위기상담 1577-0199에 전화하셔도 됩니다.
글쓰기는 전문 상담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참고 자료: Human-Animal Interactions 2023 https://doi.org/10.1079/hai.2023.0017
혼자 견디기 어려우시면 펫로스 치유 글쓰기(펫러스) 안내를 읽어 보시거나, 이름 없이 편지를 남기는 펫러스 쉼터에 들러 주세요.
이 글은 상담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마음이 많이 힘드실 때는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정신건강위기상담 1577-0199(24시간)로 먼저 연락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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